안녕하세요. 독자님들, 오늘은 고려 시대의 문화와 유산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고려는 918년부터 1392년까지 약 500년 동안 이어진 왕조였습니다. 이 시기는 불교문화가 찬란하게 꽃피고, 독창적인 예술과 기술이 발전하며, 고려만의 정체성을 확립했던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고려의 불교 문화 유산
고려 시대는 불교가 국가의 중심사상이자 사람들의 삶 깊숙이 자리 잡았던 시기입니다. 왕실에서부터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불교는 정신적인 지주이자 사회의 모든 면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고려 불교문화의 정수이자 인류 기록 유산의 걸작이라고 하면 단연 팔만대장경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몽골의 침입이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부처님의 힘으로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간절한 염원을 담아 제작되었습니다. 1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8만여 개의 목판에 새겨진 팔만대장경은 그 정교함과 방대함에 있어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문화유산입니다.
이 대장경은 단순한 경전의 집합을 넘어, 당시 고려의 뛰어난 기술력과 끈기, 그리고 불심의 깊이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합천 해인사에 보관되어 있는 팔만대장경은 현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불교의 융성은 웅장하고 아름다운 사찰 건축으로 이어졌습니다. 부석사의 무량수전은 고려 시대 목조 건축의 정수로 꼽힙니다. 기둥 위에만 공포를 올리는 주심포 양식으로 지어져 간결하면서도 웅장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며, 그 안에 모셔진 소조 아미타여래좌상은 고려 시대 불상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또한, 월정사 팔각 구층석탑과 개성 영통사 오층석탑 등 고려 시대의 석탑들은 통일신라 시대의 석탑과는 또 다른 독자적인 양식과 미학을 보여주며, 당시 석조 기술의 발전을 엿볼 수 있게 합니다.
예산 수덕사 대웅전은 부석사 무량수전과 함께 고려시대 목조 건축의 쌍벽을 이룹니다. 1308년에 건립되어 현존하는 고려시대 목조 건축물 중 가장 나중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석사 무량수전이 배흘림 기법으로 부드러운 곡선을 강조했다면, 수덕사 대웅전은 직선을 강조하여 간결하고 굳건한 느낌을 줍니다.
역시 주심포 양식으로 지어졌는데 고려시대 목조 건축의 특징인 아름다운 단청도 일부 남아 있어 당시의 화려함을 짐작게 합니다.
고려 시대에는 불화와 금속 공예도 크게 발전했습니다. 고려 불화는 섬세하고 화려한 채색, 정교한 묘사, 그리고 불교적 상징성이 돋보이는 작품들로, 주로 비단에 그려져 불교의 교리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수월관음도는 고려불화의 대표적인 걸작으로 손꼽힙니다. 자비로운 관음보살이 물방울 모양의 광배를 배경으로 앉아있는 모습은 신비롭고 영롱한 느낌을 줍니다. 투명하게 비치는 옷자락과 섬세한 얼굴 표정, 그리고 주변의 기암괴석과 대나무 등은 고려 불화 장인들의 뛰어난 묘사력을 보여줍니다.
고려의 고려청자와 역사서
고려청자는 고려를 대표하는 예술품이자 전 세계적으로 그 아름다움을 인정받는 독창적인 문화유산입니다. 오묘하고 영롱한 빛깔, 섬세하고 우아한 곡선, 그리고 상감 기법을 이용한 화려하면서도 정교한 문양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이는 단순한 도자기를 넘어, 당시 고려인들의 뛰어난 미적 감각과 장인정신, 그리고 첨단 기술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흙에 무늬를 새기고 다른 색 흙을 메워 굽는 상감청자는 고려에서 독자적으로 발전시킨 기술로, 그 예술성과 기술력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합니다. 대표적인 고려청자로는 청자 상감운학문 매병이 있습니다. 우아하게 피어나는 학과 구름 문양이 매끄러운 청자의 비색과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고려 시대에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와 같은 중요한 역사서가 편찬되었습니다. 김부식이 편찬한 『삼국사기』는 유교적 합리주의에 입각하여 우리 고대사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정사이며, 일연 스님이 저술한 『삼국유사』는 신화와 전설, 그리고 민간 설화 등을 담아 민족의 정체성과 고유한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역사서의 편찬은 고려인들이 자신의 역사를 인식하고 민족의식을 확립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마지막으로 직지심체요절은 정식 명칭이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입니다. '부처님과 큰스님들이 직접 가르친 마음의 본체를 깨닫는 중요한 법문'이라는 뜻입니다. 1377년 고려 우왕 3년에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 활자로 인쇄되었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본이라는 사실입니다. 이 책은 서양의 구텐베르크 성경보다 무려 78년이나 앞서 금속활자로 인쇄되었습니다. 직지는 부처님의 가르침 중 깨달음의 핵심을 담고 있는 불교 서적입니다.
고려 시대의 문화와 유산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팔만대장경, 고려청자 등 수많은 유산들은 우리가 과거를 이해하고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데 소중한 자원이 됩니다. 오늘 필자가 독자님들께 이야기한 내용을 이해하시고 박물관에 방문하신다면 보다 깊은 울림을 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귀중한 시간을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